Katya: 대학 친구 셋이 크로아티아에서 조용한 누드 해변을 발견하고, 그 자유로운 기분을 이어가기 위해 빌린 숙소로 돌아와 와인과 웃음, 그리고 둘만의 사진 촬영으로 밤을 보낸 이야기.
나의 첫 진짜 경험은 스물한 살 때 있었다. 대학 친구 둘과 함께 크로아티아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 전형적인 여자들끼리의 여행이었다. 바다와 햇살, 밤늦도록 이어지는 수다, 그리고 조금은 더 대담해져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기분.
어느 날 우리는 섬들을 도는 작은 보트 투어에 참여했다. 한 정박지에서 선장이 바위 뒤쪽을 가리키며, 저기 조용한 만이 하나 있는데 누디스트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다. 그러다 아이디어가 위험하게 느껴지지만 도저히 거절할 수 없을 때 짓게 되는 그런 표정이 떠올랐다.
“우리 한번 보러 갈까?” 마리나가 물었다.
“보기만 하는 거야.” 레라가 못을 박았다.
물론 우리에게 “보기만 하는 것”이 거기서 끝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우리는 따뜻하게 데워진 바위를 넘어 작은 만으로 나왔다. 나는 얼어붙었다. 정말로 사람들이 있었다. 완전히 벌거벗은 채로. 남자들, 여자들, 커플들. 누군가는 책을 읽고, 누군가는 수영을 하고, 누군가는 수건 위에 누워 햇볕을 쬐고 있었다. 한자리에서 그렇게 많은 벌거벗은 사람들을 본 건 처음이었다.
처음엔 어디를 봐야 할지 몰랐다. 똑바로 보자니 무례한 것 같고, 시선을 돌리자니 더 우스워 보였다. 우리는 수영복 차림으로 서 있었는데, 문득 지나치게 많이 걸친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머물수록 분명해졌다. 여기엔 더럽거나 저속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사람들은 그저 쉬고 있을 뿐이었다. 차분하게, 자연스럽게, 아무런 긴장도 없이. 그러다 어느 순간, 오히려 우리의 수영복이 이상한 물건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한 시간쯤 우리는 비키니 차림으로 헤엄치고, 웃고, 물속으로 뛰어들며 완전히 편안한 척했다. 그런데 젖은 천이 피부에 달라붙고, 끈이 쓸리면서, 수영복은 점점 나와 바다 사이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장벽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때 레라가 불쑥 말했다.
“얘들아, 여기서 옷 걸친 사람은 우리뿐인 것 같아.”
마리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엄밀히 말하면 이건 옷은 아니지.”
“그래도.” 레라가 말했다. “우리 꼭 남의 자유 속에서 길 잃은 관광객 같잖아.”
그 말이 정확히 마음에 꽂혔다.
우리는 물에서 나와 수건 위에 앉아 소곤거리고, 웃고,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난 못 해.” 마리나가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목 뒤의 끈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나도 못 해.” 나도 말했다. 하지만 벌써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고 있었다.
레라가 우리를 바라봤다.
“그럼 셋을 세면. 그래야 아무도 제일 먼저 겁쟁이가 되진 않으니까.”
그 순간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발밑의 뜨거운 돌, 짭짤한 공기, 내 앞에 놓인 수건, 그리고 살짝 떨리던 손가락. 순간, 수영복 상의가 수건 위로 떨어졌다. 이어서 하의도. 그러자 갑자기 내 몸이 더 크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부끄러웠다. 하지만 무거운 부끄러움은 아니었다. 따뜻하고, 살아 있고, 속에서부터 간지러운 듯한 그런 기분이었다.
우리 셋은 다 벗은 채로 서서, 수줍음과 웃음으로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자, 그럼 포장 풀린 인어들아?” 마리나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물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바다로 발을 디디는 순간, 두려움은 거의 곧바로 사라졌다. 물이 천도, 이음새도, 인위적인 경계도 없이 온몸을 감쌌다. 물속으로 잠겼다가 다시 올라와, 젖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넘기니 믿기 어려울 만큼 가뿐했다.
그건 단순히 “알몸으로 수영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 몸이 마침내 매만지고, 가리고, 통제해야 하는 무언가이기를 멈춘 듯한 기분이었다. 몸은 그저 존재했다. 내 것으로. 살아 있게. 따뜻하게. 자유롭게.
우리는 오래 헤엄쳤다. 그러고는 바위 위에 누워, 햇살이 피부에 닿도록 내버려 두었다. 처음엔 여전히 손으로 몸을 가렸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처음엔 주위를 살폈지만, 곧 잊어버렸다. 처음엔 수줍었지만, 나중엔 그 기분을 즐기기 시작했다.
배 위를 스치는 바람, 가슴에 내려앉는 햇살, 등 아래 바위의 온기, 허벅지 위의 짭짤한 물방울이 좋았다. 젖은 천 없이 몸이 완전히 마르는 게 좋았다. 하얀 자국도 없고, “여기는 괜찮고 저기는 안 돼” 하는 느낌도 없는 게 좋았다.
가장 놀라운 건,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저 나 자신 같았다.
그날 저녁, 보트 투어에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지쳐 있었고, 햇볕에 그을렸고, 짭짤했고, 유난히 조용했다. 돌아오는 배 안에서 우리는 저마다 바다를 보는 척했지만, 나는 우리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빌린 숙소에 돌아와 우리는 샤워를 하고, 와인을 열고, 과일을 잘라 테라스에 앉았다. 저녁은 따뜻했고, 마당에서는 풀냄새와 바다 냄새가 났으며, 어딘가에서 매미가 울고 있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시 그 만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줄은 몰랐어.” 레라가 말했다.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야.” 마리나가 반박했다. “아무렇지 않은 것보다 더 좋았지.”
우리는 왜 벌거벗음이 늘 금기시되거나 자동으로 성적인 것으로 여겨졌는지 이야기했다. 왜 몸은 숨겨야만 하는지. 왜 수영복은 점잖은 것으로 여겨지는지. 때론 그것이 오히려 감춰야 할 부분을 더 도드라지게 만드는데도 말이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 자유의 기분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졌다.
마리나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오늘 밤엔 그냥 다시 옷 안 입으면 어때?”
우리는 조용해졌다.
“아예 말이야?” 레라가 물었다.
“응. 집은 우리 거고, 마당은 사적인 공간이고, 아무도 우릴 볼 수 없잖아. 우린 이미 제일 큰 충격을 견뎌냈어. 뭐 하러 다시 몸을 감싸?”
나는 다시 그 초조한 설렘을 느꼈다. 부끄러움과 웃음, 그리고 대담함이 뒤섞인 기분.
“나 할래.” 내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동의했다.
처음엔 웃겼다. 우리는 알몸으로 집 안을 돌아다니며, 마치 과학 실험이라도 진행하듯 모든 것에 대해 논평했다.
“옷 안 입고 샐러드 만드니까 뜻밖에 되게 의식 같은 느낌이야.”
“소파에 알몸으로 앉는 거 이상한데, 편하다.”
“벌거벗고 와인 따르니까 왠지 굉장히 어른 같은 기분이 드네.”
점차 웃음은 부드러워졌다. 우리는 더 이상 벌거벗음을 따로 떼어놓고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저녁은 그저 계속 이어졌다. 음악, 와인, 과일, 샤워 후 젖은 머리카락,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공기, 여전히 소금기와 햇살을 머금은 피부.
그 안엔 깊이 관능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천박하지도, 꾸며낸 것도 아닌, 그저 감각적인 것. 어깨에 닿는 공기, 손안의 시원한 잔, 등을 스치는 머리카락, 바다에 다녀와 나른해진 몸.
그때 레라가 휴대폰을 꺼냈다.
“얘들아, 이건 꼭 남겨둬야 해.”
“대신 아무 데도 올리지 마.” 나는 곧바로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끼리만 보는 거야.”
그렇게 우리만의 누드 사진 촬영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장난을 쳤다. 쿠션 뒤에 숨거나, “마트 할인 행사 다녀온 고대 그리스 여신들”처럼 포즈를 잡기도 했다. 그러다 점점 아름다워졌다. 마리나가 거실 램프를 켜고, 레라가 하얀 시트를 찾아왔고, 나는 저녁 빛이 들어오도록 마당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우리는 테라스에서, 벽 옆에서, 창가에서, 정원의 초록빛 사이에서 서로를 찍어주었다. 저속한 건 하나도 없었다. 오직 피부, 빛, 실루엣, 미소, 머리카락, 어깨, 몸의 곡선, 그리고 따뜻한 웃음뿐이었다. 어떤 사진은 우습게 나왔고, 어떤 사진은 뜻밖에 아름다웠다.
“우리 진짜 이렇게 생겼어?” 레라가 물었다.
“응.” 마리나가 말했다. “우린 평소에 그냥 우리 자신을 비난하느라 너무 바쁠 뿐이야.”
그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날 저녁, 나는 처음으로 내 몸을 결점의 목록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고치고, 감추고, 알맞은 각도로 돌려야 하는 무언가로 보지 않았다. 그저 나의 일부로 보았다. 진짜이고, 여성스럽고, 살아 있고, 빛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이윽고 우리는 마당으로 나갔다. 밤은 따뜻했고, 발밑의 타일은 이미 식어 있었으며, 공기에서는 바다와 식물 냄새가 났다. 우리는 함께 벌거벗은 채로 서서, 와인과 햇살과 우리 자신의 뻔뻔함에 조금 취해, 마치 옷뿐 아니라 오래된 조심스러움까지 벗어버린 것처럼 그렇게 가볍게 웃었다.
그러고는 그저 담요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농담도, 어색함도 없었다. 그저 고요하고, 가깝고, 자유로웠다.
어쩌면 자기 수용은 바로 그렇게 시작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말이나 완벽한 몸으로가 아니라, 친구들 곁에서 따뜻한 하늘 아래 누워 더 이상 숨고 싶지 않아지는 그 순간으로부터.
다음 날, 우리는 다시 그 만과 숙소, 그리고 사진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더는 그게 이상한 일이었는지 스스로 묻지 않았다.
이상하게 느껴지는 건 단 하나뿐이었다.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이렇게 단순한 것을 두려워했다는 사실. 바로 우리 자신의 몸을.
이제 나는 그날이 나를 바라보는 방식을 정말로 바꿔놓았다고 생각한다. 바다, 햇살, 친구들, 웃음, 첫 부끄러움, 첫 용기, 그리고 작은 셋집에서 옷 없이 보낸 저녁, 그 모든 것이 내게 하나의 커다랗게 열린 문이 되었다.
그 뒤로 내가 누디스트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럴지도. 아니면 그저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자연스러워지도록 허락한 것일지도.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안다. 그 자유의 기분은 잊어버리기엔 너무나 좋았다는 것.
그리고 올여름, 우리는 벌써 더 많은 걸 시도해보기로 약속했다. 또 다른 조용한 해변을 찾고, 수영복 없이 온종일을 보내고, 새로운 사진 촬영을 하기로. 어쩌면 해 뜰 무렵에, 마당에서, 아니면 바닷가에서. 그리고 저녁은 다시 똑같이 마무리하기로. 옷 없이, 부끄러움 없이, 와인 한 잔과 짭짤한 피부, 그리고 우리의 몸이 숨어야 할 이유가 아니라 더 자유롭게 살아갈 이유라는 그 기분과 함께.
어느 날 우리는 섬들을 도는 작은 보트 투어에 참여했다. 한 정박지에서 선장이 바위 뒤쪽을 가리키며, 저기 조용한 만이 하나 있는데 누디스트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이었다. 그러다 아이디어가 위험하게 느껴지지만 도저히 거절할 수 없을 때 짓게 되는 그런 표정이 떠올랐다.
“우리 한번 보러 갈까?” 마리나가 물었다.
“보기만 하는 거야.” 레라가 못을 박았다.
물론 우리에게 “보기만 하는 것”이 거기서 끝나는 일은 좀처럼 없었다.
우리는 따뜻하게 데워진 바위를 넘어 작은 만으로 나왔다. 나는 얼어붙었다. 정말로 사람들이 있었다. 완전히 벌거벗은 채로. 남자들, 여자들, 커플들. 누군가는 책을 읽고, 누군가는 수영을 하고, 누군가는 수건 위에 누워 햇볕을 쬐고 있었다. 한자리에서 그렇게 많은 벌거벗은 사람들을 본 건 처음이었다.
처음엔 어디를 봐야 할지 몰랐다. 똑바로 보자니 무례한 것 같고, 시선을 돌리자니 더 우스워 보였다. 우리는 수영복 차림으로 서 있었는데, 문득 지나치게 많이 걸친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머물수록 분명해졌다. 여기엔 더럽거나 저속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사람들은 그저 쉬고 있을 뿐이었다. 차분하게, 자연스럽게, 아무런 긴장도 없이. 그러다 어느 순간, 오히려 우리의 수영복이 이상한 물건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한 시간쯤 우리는 비키니 차림으로 헤엄치고, 웃고, 물속으로 뛰어들며 완전히 편안한 척했다. 그런데 젖은 천이 피부에 달라붙고, 끈이 쓸리면서, 수영복은 점점 나와 바다 사이를 가로막는 불필요한 장벽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때 레라가 불쑥 말했다.
“얘들아, 여기서 옷 걸친 사람은 우리뿐인 것 같아.”
마리나가 웃음을 터뜨렸다.
“엄밀히 말하면 이건 옷은 아니지.”
“그래도.” 레라가 말했다. “우리 꼭 남의 자유 속에서 길 잃은 관광객 같잖아.”
그 말이 정확히 마음에 꽂혔다.
우리는 물에서 나와 수건 위에 앉아 소곤거리고, 웃고,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난 못 해.” 마리나가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목 뒤의 끈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나도 못 해.” 나도 말했다. 하지만 벌써 어떤 기분일지 상상하고 있었다.
레라가 우리를 바라봤다.
“그럼 셋을 세면. 그래야 아무도 제일 먼저 겁쟁이가 되진 않으니까.”
그 순간이 지금도 또렷이 기억난다. 발밑의 뜨거운 돌, 짭짤한 공기, 내 앞에 놓인 수건, 그리고 살짝 떨리던 손가락. 순간, 수영복 상의가 수건 위로 떨어졌다. 이어서 하의도. 그러자 갑자기 내 몸이 더 크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부끄러웠다. 하지만 무거운 부끄러움은 아니었다. 따뜻하고, 살아 있고, 속에서부터 간지러운 듯한 그런 기분이었다.
우리 셋은 다 벗은 채로 서서, 수줍음과 웃음으로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자, 그럼 포장 풀린 인어들아?” 마리나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물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바다로 발을 디디는 순간, 두려움은 거의 곧바로 사라졌다. 물이 천도, 이음새도, 인위적인 경계도 없이 온몸을 감쌌다. 물속으로 잠겼다가 다시 올라와, 젖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넘기니 믿기 어려울 만큼 가뿐했다.
그건 단순히 “알몸으로 수영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 몸이 마침내 매만지고, 가리고, 통제해야 하는 무언가이기를 멈춘 듯한 기분이었다. 몸은 그저 존재했다. 내 것으로. 살아 있게. 따뜻하게. 자유롭게.
우리는 오래 헤엄쳤다. 그러고는 바위 위에 누워, 햇살이 피부에 닿도록 내버려 두었다. 처음엔 여전히 손으로 몸을 가렸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처음엔 주위를 살폈지만, 곧 잊어버렸다. 처음엔 수줍었지만, 나중엔 그 기분을 즐기기 시작했다.
배 위를 스치는 바람, 가슴에 내려앉는 햇살, 등 아래 바위의 온기, 허벅지 위의 짭짤한 물방울이 좋았다. 젖은 천 없이 몸이 완전히 마르는 게 좋았다. 하얀 자국도 없고, “여기는 괜찮고 저기는 안 돼” 하는 느낌도 없는 게 좋았다.
가장 놀라운 건,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이상 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저 나 자신 같았다.
그날 저녁, 보트 투어에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지쳐 있었고, 햇볕에 그을렸고, 짭짤했고, 유난히 조용했다. 돌아오는 배 안에서 우리는 저마다 바다를 보는 척했지만, 나는 우리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빌린 숙소에 돌아와 우리는 샤워를 하고, 와인을 열고, 과일을 잘라 테라스에 앉았다. 저녁은 따뜻했고, 마당에서는 풀냄새와 바다 냄새가 났으며, 어딘가에서 매미가 울고 있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시 그 만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아무렇지 않을 줄은 몰랐어.” 레라가 말했다.
“아무렇지 않은 게 아니야.” 마리나가 반박했다. “아무렇지 않은 것보다 더 좋았지.”
우리는 왜 벌거벗음이 늘 금기시되거나 자동으로 성적인 것으로 여겨졌는지 이야기했다. 왜 몸은 숨겨야만 하는지. 왜 수영복은 점잖은 것으로 여겨지는지. 때론 그것이 오히려 감춰야 할 부분을 더 도드라지게 만드는데도 말이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 자유의 기분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졌다.
마리나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오늘 밤엔 그냥 다시 옷 안 입으면 어때?”
우리는 조용해졌다.
“아예 말이야?” 레라가 물었다.
“응. 집은 우리 거고, 마당은 사적인 공간이고, 아무도 우릴 볼 수 없잖아. 우린 이미 제일 큰 충격을 견뎌냈어. 뭐 하러 다시 몸을 감싸?”
나는 다시 그 초조한 설렘을 느꼈다. 부끄러움과 웃음, 그리고 대담함이 뒤섞인 기분.
“나 할래.” 내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동의했다.
처음엔 웃겼다. 우리는 알몸으로 집 안을 돌아다니며, 마치 과학 실험이라도 진행하듯 모든 것에 대해 논평했다.
“옷 안 입고 샐러드 만드니까 뜻밖에 되게 의식 같은 느낌이야.”
“소파에 알몸으로 앉는 거 이상한데, 편하다.”
“벌거벗고 와인 따르니까 왠지 굉장히 어른 같은 기분이 드네.”
점차 웃음은 부드러워졌다. 우리는 더 이상 벌거벗음을 따로 떼어놓고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저녁은 그저 계속 이어졌다. 음악, 와인, 과일, 샤워 후 젖은 머리카락,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공기, 여전히 소금기와 햇살을 머금은 피부.
그 안엔 깊이 관능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천박하지도, 꾸며낸 것도 아닌, 그저 감각적인 것. 어깨에 닿는 공기, 손안의 시원한 잔, 등을 스치는 머리카락, 바다에 다녀와 나른해진 몸.
그때 레라가 휴대폰을 꺼냈다.
“얘들아, 이건 꼭 남겨둬야 해.”
“대신 아무 데도 올리지 마.” 나는 곧바로 말했다.
“당연하지. 우리끼리만 보는 거야.”
그렇게 우리만의 누드 사진 촬영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장난을 쳤다. 쿠션 뒤에 숨거나, “마트 할인 행사 다녀온 고대 그리스 여신들”처럼 포즈를 잡기도 했다. 그러다 점점 아름다워졌다. 마리나가 거실 램프를 켜고, 레라가 하얀 시트를 찾아왔고, 나는 저녁 빛이 들어오도록 마당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우리는 테라스에서, 벽 옆에서, 창가에서, 정원의 초록빛 사이에서 서로를 찍어주었다. 저속한 건 하나도 없었다. 오직 피부, 빛, 실루엣, 미소, 머리카락, 어깨, 몸의 곡선, 그리고 따뜻한 웃음뿐이었다. 어떤 사진은 우습게 나왔고, 어떤 사진은 뜻밖에 아름다웠다.
“우리 진짜 이렇게 생겼어?” 레라가 물었다.
“응.” 마리나가 말했다. “우린 평소에 그냥 우리 자신을 비난하느라 너무 바쁠 뿐이야.”
그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그날 저녁, 나는 처음으로 내 몸을 결점의 목록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고치고, 감추고, 알맞은 각도로 돌려야 하는 무언가로 보지 않았다. 그저 나의 일부로 보았다. 진짜이고, 여성스럽고, 살아 있고, 빛을 받을 자격이 있는.
이윽고 우리는 마당으로 나갔다. 밤은 따뜻했고, 발밑의 타일은 이미 식어 있었으며, 공기에서는 바다와 식물 냄새가 났다. 우리는 함께 벌거벗은 채로 서서, 와인과 햇살과 우리 자신의 뻔뻔함에 조금 취해, 마치 옷뿐 아니라 오래된 조심스러움까지 벗어버린 것처럼 그렇게 가볍게 웃었다.
그러고는 그저 담요 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농담도, 어색함도 없었다. 그저 고요하고, 가깝고, 자유로웠다.
어쩌면 자기 수용은 바로 그렇게 시작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한 말이나 완벽한 몸으로가 아니라, 친구들 곁에서 따뜻한 하늘 아래 누워 더 이상 숨고 싶지 않아지는 그 순간으로부터.
다음 날, 우리는 다시 그 만과 숙소, 그리고 사진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더는 그게 이상한 일이었는지 스스로 묻지 않았다.
이상하게 느껴지는 건 단 하나뿐이었다.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이렇게 단순한 것을 두려워했다는 사실. 바로 우리 자신의 몸을.
이제 나는 그날이 나를 바라보는 방식을 정말로 바꿔놓았다고 생각한다. 바다, 햇살, 친구들, 웃음, 첫 부끄러움, 첫 용기, 그리고 작은 셋집에서 옷 없이 보낸 저녁, 그 모든 것이 내게 하나의 커다랗게 열린 문이 되었다.
그 뒤로 내가 누디스트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럴지도. 아니면 그저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자연스러워지도록 허락한 것일지도.
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안다. 그 자유의 기분은 잊어버리기엔 너무나 좋았다는 것.
그리고 올여름, 우리는 벌써 더 많은 걸 시도해보기로 약속했다. 또 다른 조용한 해변을 찾고, 수영복 없이 온종일을 보내고, 새로운 사진 촬영을 하기로. 어쩌면 해 뜰 무렵에, 마당에서, 아니면 바닷가에서. 그리고 저녁은 다시 똑같이 마무리하기로. 옷 없이, 부끄러움 없이, 와인 한 잔과 짭짤한 피부, 그리고 우리의 몸이 숨어야 할 이유가 아니라 더 자유롭게 살아갈 이유라는 그 기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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